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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중서부에 위치하여 수도인 서울특별시와 인천광역시를 둘러싸고 있는 경기도. 서울(京)과 서울을 둘러싼 기(畿)를 합쳐 부르는 ‘경기’라는 명칭이 말해주듯 경기도 지역은 항상 국가의 정치·경제적 변화에 민감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그것을 지방으로 전달하는 교량과 같은 위치에 있다.
경기지역의 문화를 살찌우는 한강과 임진강 유역, 그리고 서해는 비옥하고 넓은 토지와 천혜의 풍부한 산물로 이 지역민들을 살찌웠을 뿐만 아니라 수로를 통하여 중국과 직접 통할 수 있는 길목으로 새로운 대륙과 해양의 문화가 들어오는 길목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자연지리적 조건 탓으로 경기도 지역의 역사와 문화는 특수한 성격을 지니게 된다. 즉 고대사회에서 경기도 지역은 삼국이 서로 다투는 전략적 요충이었다. 고구려의 남진으로 백제가 수도인 위례성을 버리고 남천한 후에는 고구려의 땅이었다가 6세기 이후 최종적으로 신라의 차지가 되었다. 결국 한강유역을 장악한 신라는 고구려와 백제를 차단하는 동시에 서해를 통한 대중국 교통로를 확보함으로써 삼국통일의 발판을 다지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경기도가 주변지역이라는 의미의 경기(京畿)지역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고려 태조 왕건이 개성에 도읍을 정한 후 왕실과 왕경을 보위하는 울타리로서 ‘근본이 되는 곳(根本之地)’, ‘사방의 근본(四方之本)’, ‘왕의 교화가 먼저 미쳐야 할 곳(王化所先)’으로 중시하면서부터다. 특히 조선시대 들어와서는 관료에게 지급되는 과전과 공신에게 지급되는 공신전이 경기지역에 집중됨으로써 사대부들이 밀집하여 살게 되었다.
그러나 이처럼 수도와 가깝고 특권층들의 이해가 연계되어 있는 경기도 지역 백성들은 여느 지역과 다른 여러 어려운 처지를 경험해야 했다. 유명한 조선후기 실학자 성호 이익이 경기도를 “인구가 밀집하였으며, 토지의 소출이 낮은데도 서울로 수송하기 때문에 백성이 가장 가난하다”고 한 것은 바로 그러한 사정을 잘 묘사한다.
한편 경기지역에는 서삼릉, 서오릉, 동구릉, 융릉, 건릉, 영릉 등 조선조 능원과 수많은 관료, 사대부들의 묘가 집중되어 있고, 서울을 방어하기 위한 남한산성, 북한산성 등의 성곽 유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특히 정조 때 세워진 수원화성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을 정도로 당시 과학기술이 총망라된 것으로 우리나라 성곽 건축사상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편 민족최대의 비극인 6·25를 겪으면서 경기도는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휴전선에 의해 비무장지대가 가로 놓였으며, 휴전선 인근 지역은 군사상의 이유로 개발이 제한되는 등 정상적인 발전에 왜곡을 강요당하였다. 특히 실향민들이 많이 살고 또 묻히는 곳이기 때문에 이 지역은 분단의 아픔을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곳이며, 다른 어느 곳보다 통일을 향한 열망이 강하다. 최근의 해빙무드는 이 지역의 미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서울의 비대화에 따라 경기도 지역인 안양, 성남, 과천, 부천, 고양 등 신도시가 수도권 위성지역으로 급속한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문화적 지역 정체성 확보를 위한 노력들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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