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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중심에 위치한 서울은 조선왕조의 600년 도읍지이기도 하지만, 자연지리적 이로움과 풍광 또한 우리나라에서 으뜸인 곳이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산들이 주변을 포근하고 아늑하게 감싸안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젖줄인 한강이 도시의 중심부를 관통하여 유유히 흐르고 있어 풍수지리학 상으로도 손꼽히는 지형이다.
그러나 서울은 비단 조선왕조의 수도로서만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상 반만년 유구한 한국역사와 문화의 맥이 이어져 오는 곳이다. 암사동의 신석기시대 유적부터 21세기의 최첨단 시설을 갖춘 복합문화시설에 이르는 다양한 모습, 여기에 더하여 북한산, 남산, 관악산과 같은 푸른 산들과 옛 얘기를 간직한 고궁들, 각종 문화위락시설이 가득한 서울의 거리를 걷다보면 마치 거대한 박물관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암사동의 신석기 유적을 비롯한 수많은 선사시대 유적들이 말해주고 있듯이 백제의 한강유역 장악 이전에도 서울은 다양한 문화가 꽃피었던 곳이다. 한강유역의 서울이 우리 역사상에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백제의 시조 온조가 이곳에 도읍 하면서부터이다. 이후 500년 가까이 백제의 수도역할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고구려, 신라가 차례로 점령하면서 삼국문화가 골고루 스며들어 당시 삼국의 경쟁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유적지가 많이 남아있다. 고구려 장수 온달의 전설이 남아 있는 아차산성과 관방 시설들, 최근 백제의 왕성으로 매스컴의 주목을 받은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그리고 신라의 진흥왕이 남겨 놓은 북한산 순수비 등은 바로 그러한 유적이다.
이처럼 고대부터 중요시되었던 서울지역은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가 새 왕조의 면모를 새롭게 하기 위하여 1394년 한양으로 천도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수도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서울이 조선의 수도로 선택된 데에는 풍수상 명당이라는 이유 외에도 한반도의 중앙에 위치하며 남쪽으로 한강을 끼고 있어 수로교통이 매우 편리할 뿐 아니라, 주변이 산들에 둘러싸여 있어서 방위에 매우 유리한 점이 중요하게 작용하였다.
수도의 특성상 전근대적 정치도시로 발전한 서울이지만, 오랜 역사의 흔적들이 천혜의 풍광과 함께 어우러져 경복궁과 창덕궁, 덕수궁 등 조선문화를 대표하는 궁궐유적이 많은 외국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으며,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 등 한국문화를 총체적으로 알려주는 문화시설들도 집중되어 있다.
조선시대의 정치중심지이자 문화의 심장부로서 꾸준히 번영해 온 서울은 17세기이래 상업의 발달에 따라 농촌인구가 유입되면서 10만 명이던 인구가 20만 명으로 증가하였고 전국각지에서 갖가지 물건들이 집중되고, 온갖 상인들과 수공업자, 구매자들이 뒤섞인 상업도시로도 발전을 보게된다. 서울의 마포나 노량, 송파 등의 대표적인 나루들은 그러한 물화가 모여들고 퍼져 나가는 길목이기도 하였다. 또한 구한말과 일제시기를 거치면서 철도, 전기, 수도, 전신 등의 각종 시설이 들어서는 등 근대화의 첨병이 된 반면에 일제가 조선을 식민지배하는 아성의 역할도 함께 수행하게 된다.
해방이후에도 서울은 정치·문화·경제의 중심이라는 위치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함께 우리나라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또 아시안게임, 올림픽, 그리고 수많은 국제경기와 국제회의 등을 통하여 세계 속에 이름을 드날려 유구한 역사의 전통을 바탕으로 동북아의 새로운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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